Euyoung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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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미술관 오픈스튜디오 전시: 정림리 138-8
  • Park Soo Keun Museum Art Studio

    2024 Open Studio Exhibition

     

     

    19기 입주작가 19th Resident Artists

     

    전은진 Eunjin Jeon

    백수연 Sooyeoun Baek

    비홉 Bihop

    홍유영 Euyoung Hong

     


    Outdoor Exhibition of Park Soo Keun Museum Art Studio


    《Jeongrim-ri 138-8》


    October 11 – November 10 2024

    Outdoor Space of Studio II & Yepoongkeong Gallery

    10:00 – 18:00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야외전시


    《정림리 138-8》


    2024. 10.11 (금) - 11.10 (일) 

    스튜디오 II 건물 야외공간 및 예풍경갤러리

    10:00 – 18:00





    박수근 마을에 위치한 예풍경 갤러리는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II 건물들과 맞닿아 있다.  또한 정림리 마을회관과도 공유한 공간이다. 입주작가 백수연, 비홉, 전은진, 홍유영이 작업하고 생활하고 있는 작업실에서 확장된 공간이자, 견고한 미술관을 잇는 교두보이며, 마을 주민들의 그늘쉼터이다.

    주소를 명시한 《정림리 138-3》 전시는 머뭄과 스침이 공존하는 야외 갤러리라는 특성을 잘 고려한 전시이다. 스튜디오 밖으로 나온 작업들은 지역 주민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미적 체험을 선사한다. 또한 시각예술가 4명이 펼쳐낸 고유의 조형언어들은 각자의 예술세계와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들, 지역민, 관람객들은 작품이라는 접점에서 만나 소통하며 새로운 경험과 의미들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EUNJIN JEON

    가까운 00_Very close_전은진

     

    물질을 만들어 내는 일을 끊임없이 지속하고 있다. 아름답고 유용하리라는 기대와 착각, 모든 것이 무쓸모에 시간 낭비라는 자괴 사이에서 나는 비물질적인 뻔뻔한 말까지 만들어 보탠다. 무거운 마음은 아주 잠깐 스칠 뿐, 또 신나게 물질과 비물질들을 만들어낸다.

    캔버스 표면을 만들고, 그 위에 상(像)을 얹는다. 흩날리고 일시적인 장면들을 포착하여 옅게 휙휙 ᅳ 그어대고 멈춘다. 또렷하길, 날렵하길 원하지 않는 붓질들이다. 표면이 비쳐 보일 지경의 물감 막들이 나의 부산물 들이다.

    양구에서는 두 계절쯤 통과해 다음 계절로 가고 있다. 낯선 것들은 나를 두리번거리게 만들고 길 잃은 아이로 만든다. 자연스럽게 위치와 거리감에 대한 생각으로 옮겨간다. 몸이 있는 위치, 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위치, 미술관의 위치와 나의 위치.

    유리라는 물질을 만났을 때 나에게 그것은 오직 ‘투명’ 이었다. 0도 아닌, 그렇다고 1도 아닌 투명. 투명 위에 맺히게 될 다양한 초록 물감의 피막들은 숱한 나의 길 잃음 일 것이다. 링 반데룽 (ringwanderung)은 양구에서도 변함없이 발동되고 있다.



    SOOYEOUN BAEK

    Movement and Stillness_백수연

     

    내 작업의 주제는 자연입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물과 몸에 더 집중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보이는 색과 결 그리고 움직임에 매료되어 작업을 시작한 이후로부터 저는 꾸준히 그것들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물과 변화하는 나의 몸에 관해 많은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작업하며 전시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은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으며 끊임없이 변한다고 합니다. 또한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말들은 나의 작업에 투영되고 또 다른 작업으로 거듭 이어지게 만듭니다. 자연은 고요히 머물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역시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합니다. 또한 자연을 통해 본 감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시간과 존재 같은 정신적인 부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작업에서는 나의 몸 중 가장 시간의 흔적이 드러나 보이는 손과 팔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자연이라는 주제와 함께해온 시간 속에서 자연에 대해 말하고 싶은 욕구와 말하기 어려운 부분 사이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도 겨우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여러 지역의 레지던시와 창작스튜디오를 이동하며 다양한 모습의 자연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간 속에서 내가 가진 생각과 질문들이 나의 작업 속에 잘 담겨지기를 바라며 작업을 이어갑니다.



    BIHOP

    이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실존이다_비홉

     

    ‘이름’이란 대상을 압축하고 대표하는 기호일 뿐, 대상 자체와 일치하지 않는다. 언어가 존재를 사라지게 하듯 이름은 주체를 사라지게 한다. 언어의 폭력성은 끊임없이 기호와 사물을 미끄러뜨리지만, 나는 그 언어를 사용해 대상에 기표를 정박시키고자 한다. 고유명사의 닻을 내림으로써.

    ‘이완용’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여럿일 수 있고, 이름 자체는 고유하지 않다. 내 작품에도 ‘이완용’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두 명이고, 심지어 ‘김영수’라는 이름은 일곱 개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름을 고유명사라고 하는데, 이는 그 이름이 특정 대상의 정체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 정체성과 고유명사를 미끄러짐 없이 고정하려, 원래는 문패 형식으로 각명해서 전시하려는 것이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차선책으로 손 글씨를 선택했다. 4,563개의 이름을 하나하나 직접 써가며 나는 이 이름들을 견출지 위에, 그리고 우리 현실 사회 속에 각명했다. 이들은 단지 당대만의 이름이 아니라, 작금의 사태이고, 이 시대 우리의 실존을 드러내는 증표다. 이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각 이름의 오른쪽 상단에는 생몰년을, 하단에는 출신지를 기록했다. 그리고 나머지 기록은 당시 그들의 친일행각이 그 내용이다. 이름에 비해 작은 글씨들은 잘 읽히지 않는데, 그 내용이 텍스트로써 읽히기보다, 빽빽한 빨간색의 이미지로써 시각적으로 다가가길 원했다. 하얀 바탕 위에 빨간색 오브제로.



    EUYOUNG HONG

    공간 침투_홍유영

     

    공간 침투(Infiltration)(2024)는 스튜디오 II 두개의 건물 사이에 있는 원형 잔디와 그 잔디 근처의 나무들 사이의 공간을 이용한 테이프 설치 작업이다. 유휴공간으로 분류가 되어 작품설치가 유일하게 허용된 이 공간은 미술관 내에서 특별한 기능과 역할이 없는 가장 취약하고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도시화 과정에서도 흔하게 보여지는 주변화 또는 탈중심화적 특징들이 이러한 공간에서도 지각된다. 이 작업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공간들이 생산되고 비시각화되는 지점과 그 지점을 통해서 확장되는 새로운 질서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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