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충청매일(https://www.ccdn.co.kr)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청주시 가경동 스페이스몸 미술관은 ‘사람에 손, 사람의 내력’이라는 타이틀로 2023년 기획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시리즈로 오는 24일까지 홍유영의 ‘Topologies’를 전시한다.
올해 기획전은 팬데믹은 종료되었고 우리의 일상은 제자리를 찾았지만, 3년이라는 의미심장한 시간이 남기고 간 관계 단절과 규제 시간의 상흔을 성찰의 대상으로 삼아 인간다움을 사유해 보자는 의미였다.
마지막 전시 홍유영의 ‘Topologies’는 스페이스몸미술관 2,3전시장에서 물질과 공간이 새로운 관계를 엮어가는 현장을 목격하게 한다.
홍유영 작가는 최근까지 살았던 50년 된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가 철거되기 전부터 오가며 수집한 폐기된 사물, 또는 건축물 잔해로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어느 것의 부분, 일부였던 파편으로 전시장을 재구축해 설치한다.
작품 제목 ‘위상’은 사물이 상대적으로 가지게 되는 위치나 상태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사물의 특성을 조각, 일부분에 담아 그 대상의 전체를, 시간과 공간을 유추하게 한다. 한 때 폐기물이었던 작품들은 어떤 장소, 사물이었을 것이며, 혹은 유리로 형상화된 시간과 이야기의 조각들일 것이다. 각각 지니고 있는 기억, 시간과 어떤 사물의 파편일지 상상해 보는 것도 이 작품을 감상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커다란 창문 근처에 놓인 작품은 특히 시간과 빛에 따라 다른 반짝임으로 공간을 채우고 있다. 관람객이 움직이는 방향, 시선에 따라 드러나고 사라지는 풍경, 이미지와 빛들이 달라진다.
여러 재료 중 이렇게 사방의 풍경을 흡수하고 반사, 중첩시키며 공간의 확장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유리를 사용한 것 또한 작가의 중요한 의도로 새로운 관계를 발생시킨다. 무언가를 반짝 드러내고 사라지게 하는 유리들은 공간을 채우며 멈춰있지만 계속해서 존재를 발산한다. 유리라는 이미 용도를 가지고 태어나 생명을 다한 사물을 자르고 이어 날카로움을 다듬는 작업은 생각보다 위험한 수공의 과정이 필요했다.
공간에서 투명하게 빛나며 어른거리는 작품을 바라보며 예술가의 손은 지극한 정성으로 또 다른 용도였음에 도달하고자 하는 그 마음을 기억하게 하는 전시이다.
홍유영 작가는 "발견한 오브제의 시작은 거주하던 집의 재건축이었다. 아파트가 철거된 현장에서 해체된 건축의 잔해들을 수집했다. 그중의 하나가 유리였다. 창문이었을 것이다. 커다란 탁자 위에 얹어졌던 것도 같다. 출처를 추측하는 과정, 공간의 이동, 의미의 변화는 모두 중요하다"며 "수집할 대상을 정해놓지는 않는다. 오히려 머릿속은 하얗게 비워진 상태에 가깝다"고 말한다.
작가는 시간과 공간의 미묘한 분위기에 반응하며 채집했다. 작가가 오브제를 응시하는 순간부터 작업은 시작된다.
홍유영 작가는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 올해의 작가전에 선정된 바 있으며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비롯해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열린 ‘코리안 아이’, 아일랜드 메트로폴리탄 아트센터에서 개최된 ‘MAC International Art Prize’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그룹전 및 기획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설치, 조각 등 입체 작업을 통해 일상의 사물과 공간의 변화들을 다양한 조형적 언어를 통해 발전시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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