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박수근미술관 오픈스튜디오 연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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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oo Keun Museum Art Studio
2024 Open Studio Outdoor Exhibitions
19기 입주작가 19th Resident Artists
전은진 Eunjin Jeon
백수연 Sooyeoun Baek
비홉 Bihop
홍유영 Euyoung Hong
Outdoor Exhibition of Park Soo Keun Museum Art Studio
《Jeongrim-ri 131-1》October 11 – November 10 2024
Outdoor Spaces of Studio I
10:00 – 18:00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야외전시
《정림리 131-1》
스튜디오 I 건물 야외공간
10:00 – 18:00
2024년 어느 날 한 작업실에 모인 입주작가 백수연, 비홉, 전은진, 홍유영은 박수근미술관의 다양하고 넓은 공간들을 떠올리며 작품을 그려보게 되었다. 무더운 여름이 가고 좋은 날들이 오면 작가들의 작품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과 생각을 즐겁게 모아보게 되었다.
박수근미술관의 주소를 명시한 《정림리 131-1》는 2024년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의 입주작가 백수연, 비홉, 전은진, 홍유영이 일년 동안 작업하고 생활하는 미술관의 여러 물리적, 비물리적, 자연적, 개념적 환경과 구조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확장시킨 전시다. 스튜디오 I 건물의 야외 공간에 설치되어 보여지게 되는 작품들은 미술관의 물질적 또는 비물질적 환경을 작품의 한 요소로 적용시켜 작품이 만들어지는 시각적 범주를 또다른 형태로 드러내거나 전환 또는 차감시키거나, 작품이 만들어지고 보여지고 소통되는 전시와 미술관의 개념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공간적 관점에서 재고해 본다.
EUNJIN JEON
경풍景風_WindScape_전은진
나는 눈으로, 피부로, 확장하여 몸을 통해 감각한 세계를 믿고 의지한다. 그래서 항상 내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내 몸이 향하고, 위치하길 희망한다. 새로운 온도와 습도와 향기와 촉각들이 내 ‘그림 그리는 일상’에 변인으로 작용하여 미세하게 방향을 변화시켜 지금의 좌표에 나를 위치시킨다.
시아노타입프린트 방식으로 제작한 <경풍>작품은, 나의 의식적인 행동 밖, 환경만을 반영한 작품들이다. 나는 그 순간을 기록자로 기능할 뿐, 작품의 ‘완성형’에 대한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 지금 여기를 기록하고자 하는 의도만이 촉매로써 결과에 관여할 뿐이다.
나를 간지럽히고 귀찮게 하는 바람이, 가르마를 태우는 땡볕이, 어느새 익숙해져 지겨운 것으로 치부했지만 사실상 양구의 그것들 과는 첫만남이다.
이 새로운 바람은 ‘미술관’ 안에서도 나부낄 수 있을까. 바람에 새 것과 헌 것이 있을까. 파랗게 흔적을 남김 바람과 볕은, 나만을 흔들고 지나갈 뿐일까. 천이 구르며 흔적을 남기는 동안 짧게 사색한다.
통로와 창을 가로막는 박제된 바람으로(경풍 작업으로), 일상에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의도가 발동되었다. 늘 보는, 당연한 것, 관습적인 것 앞에 파란 천이 나부낀다.
SOOYEOUN BAEK
내가 바라보는 곳(것)_백수연
나는 매일 걷기를 통해 작업 장소를 찾고 그 장소를 오랜 시간 지켜봅니다.
미술관 안에는 물이 더 이상 흐르지 않는 개울 터가 있고 그곳에 닥종이 삼합지를 깔고 목탄 가루를 가지런히 뿌렸습니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났고 비, 바람, 햇볕, 잡초, 곤충들의 터전에 잠시 기댄 삼합지와 목탄 가루는 거의 흩어 지거나 사라지는 중입니다.
이것은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 그리고 그것을 똑바로 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며 내가 본 것을 떼어내 자기만의 목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꾸준히 작업하는 시간입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으며 스스로 사라지는 재료로만 사용하고 있고 영상과 사진 설치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개념과 비판에서 한 발짝 뒤로 나와 사회와 집단이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미루지 않고 매일 작업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BIHOP
장소의 적확성_비홉
우리는 어떠한 목적을 위해 장소를 찾고 그 장소에 적확한 행동을 하려 한다. 볼펜을 사기 위해 문구점을 가지, 옷 가게나 노래방을 가지는 않는다. 그리고 주유소에 가서 당구를 치지는 않는다. 아니, 칠 수가 없다. 장소와 행위의 일관성은 현대사회의 생활에서 효율성과 질서를 유도한다. 그것은 암묵적 혹은 공식적 약속이고 그 약속을 파기할 때는 그 행위를 제재당하거나 그 장소에서 퇴출된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전시가 현상이 아닌 행위로만의 범주에서)는 제재당하고 나의 작품은 퇴출된 것일까? 미술관이 아닌 ‘바깥으로’에서 전시는 장소와 행위의 불일치로 약속을 파기한 범법 사건이 되는가? 나는 그런 ‘금지’와 ‘파기’의 개념으로 장소에 대한 적확성을 역설(力說)하는 동시에 역설(逆說)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 작품들은 모리스 블랑쇼의 ‘바깥으로’를 실천할 것만 같다.
EUYOUNG HONG
공간 침투_홍유영
공간 침투(Infiltration)(2024)는 얇고 투명한 PET 테이프를 스튜디오 외부 건축물 구조에 설치하여 늘어뜨리거나 오브제에 설치한 작업이다. 같은 제목의 다른 작업은 스텐레스 스틸로 제작된 L형태의 얇은 구조가 스튜디오 건물 외부 벽과 바닥에 설치 된다. 이 세 작업은 스튜디오 공간과 미술관 공간 사이에서 공기의 흐름에 따른 유연한 움직임이나 시각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공간을 가로지르는 방식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다른 맥락들 사이의 공간적 경계를 탐구해보는 작업이다. 공간은 수많은 공간들이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구조와 관계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각각의 공간들은 각기 다른 질서와 규칙을 적용시키면서 공간의 특이성을 만드는데 이러한 특이성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은 체제 안과 밖을 넘나들며 체제 안팎의 새로운 이견, 주체, 대상들을 통해 공간의 외연과 체계를 지속해서 흔들고 이의를 제기하며 또다른 질서와 동의를 발현하게 한다.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 TEL: 033-480-7228